최종편집  2021-12-03 (금) 18:10

<社說> 역사의 죄인에게 죽음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 없다!

이철희 기자
기사등록 : 2021-11-24 12:54

학살의 원흉 전두환이 죽었다. 수 천명의 무고한 光州시민을 학살한 살인마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살아서는 국민들의 봇물같은 사과요구에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는 학살을 정당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지금 국민들은 그의 죽음에 애도보다는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에 분노하고 있다.
그는 2021년 11월 23일 오전 사망 순간까지 피해 유가족들과 국민들 가슴에 못질을 하는 운명을 선택한 것이다.


전두환의 만행은 나열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삼청교육대를 만들어 무고한 일반인들을 구금했고 보도지침을 내려 모든 신문사와 방송사의 기사를 강제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민주화 운동을 벌이던 투사들을 지속적으로 탄압해 정권의 반대편에 선 정치인은 물론 재야인사와 언론인, 학생들까지 고문하기도 했다. 그 대표적 사례가 1987년 박종철 고문사건이다.


지난 1995년 반란수괴죄와 살인, 뇌물수수 등으로 무기징역을 받아 2년 뒤 특사로 풀려난 후에도 추징금 2천205억원을 내지 않은 채 버텼다. 정부의 강제징수 조치에도 불구하고 미징수액만 1천억원에 이른다.


계속되는 거짓말과 왜곡으로 국민과 대한민국 사법부를 기망한 전두환은 끝내 반성과 사과를 하지 않고, 자신의 회고록으로 5·18 영령들을 모독·폄훼하면서 역겨운 삶을 살았다. 국민들은 학살자 전두환의 고백과 참회, 사법부의 엄벌을 강력히 촉구하는 등 '역사적 심판'을 기대했지만 그의 죽음으로 이마저도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아직도 광주의 진상이 규명이 되지 않은 채 학살자는 죽었다. 원한을 풀지 못한 광주의 영혼들이 아직도 구천을 떠돌고 있다.
전두환이 죽었지만 아직 그의 하수인들은 살아있다. 이들을 끝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하수인들은 지금도 이 땅에서 배불리 살고 있다. 과거 반민족 친일의 앞잡이들이 해방이 되면서 독립지사로 변절, 살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학살자 전두환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법률이 부여한 권한과 책임에 따라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엄정한 조사를 지속해 나가야 한다. 이것이 산자들의 몫이고, 책임이다.


전두환은 1997년 대법원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유혈진압과 관련해 내란수괴, 내란목적살인죄 등으로 무기징역 판결이 확정됐다.
지난 41년간 피해자와 국민 앞에 진실을 밝히고 사죄할 기회가 있었으나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했고, 이는 5·18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의 고통을 가중 시킨 결과를 낳았다.


전두환의 사망소식에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다. 전두환은 쿠데타로 헌법을 유린한 반인륜, 헌법파괴자이다.
전 씨의 사망과 관계없이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은 차질없이 진행돼야 한다. 광주시민들에게 발포 명령을 내린 자가 누구인 지 등을 밝히는 데 한 점의 소홀함이 없어야 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이다.


무엇보다 그를 둘러싼 국립묘지 안장과 국가장 등 국가적 예우 논쟁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그는 사면 여부와 관계없이 역사의 죄인이기 때문이다.

 

 
41년의 시간이 흘렀다. 하지만 진실은 잠들지 않는다. 역사의 심판은 여전히 유효하다.
광주시민의 희생을 밟고 권력을 잡은 뒤에도 다르지 않았다. 5·18을 폭동으로 몰아세우며 역사를 왜곡했다. 서슬 퍼런 철권통치와 인권 탄압으로 전두환의 집권기는 대한민국의 암흑기라 할 수 있다.


퇴임 후에는 무수한 죄업에 따라 필연적으로 구속됐으나 그 뿐이었다. ‘세기의 재판’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결국에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추후 정치적 합의에 따른 특별사면으로 풀려나고 만다. 그래서일까 싶다. 더 가증스러웠다. 평생을 호의호식하며 천수를 누렸다. 생을 마치는 순간까지 구차한 변명으로 정당화하며 때로는 적반하장의 막말을 쏟아냈다. 5·18을 왜곡, 능멸했다. 국민과 대한민국 사법부를 기망했다. 늦기 전에 참회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마지막 도리일 것인데도 철저히 외면했다. 한 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처신 따윈 안중에도 없었다.


전두환과 함께 광주학살의 만행을 저지른 노태우는 최소한 아들을 통해 형식적으로라도 5·18 영령과 광주에게 사과했다. 부정하게 모은 재산에 대한 추징 요구에 응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두환은 달랐다. 광주에 대해 잘못한 것이 없다는 뻔뻔한 태도가 그렇고, 전 재산은 29만원이라고도 했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렸다. 광주의 아픔은 그대로이고, 상처는 아물지 않고 있다. 정부의 그 어떤 예우와 지원에 대해 결사 반대한다. 다행히 반발 여론이 거센 만큼 가족장으로 치러질 전망이라고 하니, 이것이 바로 인과응보다.


내란목적 살인죄로 전두환은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의 유죄 판결을 받은 중대 범죄자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한 반란의 수괴다. 특히 죄상이 명명백백함에도 단 한 번도 반성하지 않았다. 전두환이 죽었지만 사후에라도 엄중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전두환은 굳게 입을 닫은 채 생을 마감했다. 끝까지 죄 짓고 간 전두환, 국민들은 절대로 용서 못한다. 죽음이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후대의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전두환을 역사의 심판대에 다시 세워야 한다.

 

 
그의 죄과를 여기에서 일일이 나열할 필요를 느끼지는 않는다. 누구나 다 알고 있지 않은가. 광주를 피로 물들인 대가로 대통령직을 찬탈한 뒤 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인 수천억 원의 자금으로 호의호식하고, 선고받은 추징금은 내지 않으면서 ‘황제골프’를 즐기고. 광주항쟁 당시 헬기 사격을 부인하며 죽을 때까지 뻔뻔한 행보를 보인 그는 모든 국민의 분노를 샀다. 그러니 그의 평화로운 죽음이 오히려 더욱 허망할 수밖에.


역사의 죄인에게 죽음이 결코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전두환이 역사·국민에 지은 무거운 죄는 죽어서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이제 전두환이 죽음으로써 12·12 군사쿠데타와 5·18 민주화운동 진압 등에 대한 책임은 역사의 영역으로 넘어가게 됐다. 우리는 그의 죽음이 애석한 것이 아니라 끝내 발포명령 등 학살의 주범을 명쾌하게 밝혀내지 못한 것이 한스러울 뿐이다. 살아서 받지 않은 죗값은 지옥에서 가서라도 받기를 바랄 뿐이다.


<부천프라임뉴스 김병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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