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1-12-03 (금) 18:10

<社說> 역사적 죄인에게 국가장이 웬 말인가

이철희 기자
기사등록 : 2021-10-28 13:54

독재자 전두환과 함께 광주학살의 만행을 저지른 노태우가 사망했다.

하지만 전직 대통령을 지냈다는 이유만으로 정부는 장례를 국가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7일 노씨에 대한 장례를 국가장으로 결정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장례위원장을 맡아 주관하며 오는 30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같은 정부의 결정에 광주희생자 단체와 많은 국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5·18기념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성명을 통해 "12·12 군사반란을 일으키고 5·18 당시 광주 시민 학살의 공범, 내란죄, 뇌물수수 등 혐의로 징역 17년 형과 추징금 2천600억여원을 선고받은 죄인의 장례비용이 국고로 부담된다"며 "5월 단체는 국가의 헌법을 파괴한 죄인에게 국가의 이름으로 장례를 치르기로 한 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신군부 실세로서 자신 또한 책임이 무거운 1980년 5월 학살에 대해 그는 광주 시민과 국민에게 단 한 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면서 "국민 통합, 화해와 용서는 온전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가능하다. 학살자들은 시민들에게 사과한 적 없고 시민들 또한 사과 받은 적 없기 때문에 국가장을 반대한다"고 의사를 확실히 표했다.

 

 

신군부 실세인 노태우는 1980년 5월 학살에 대해 단 한 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 2011년 펴낸 회고록에서 “광주시민들이 유언비어에 현혹된 것이 사태의 원인이었다”며 5·18민주화운동을 왜곡하기도 했다. 국민 통합, 화해와 용서는 온전한 반성과 사죄를 전제로 가능하다.


노태우씨는 전두환과 함께 군사 반란으로 권력을 찬탈하고, 군대를 동원해 광주시민들을 학살한 수괴이다.

노씨의 사망은 광주민주화운동 가해자로서의 진실된 사과와 진상 규명 협조를 기대했던 국민으로서는 허탈하고 안타깝다. 우리나라 현대사의 가장 큰 비극인 5·18 강경 진압에 있어 책임이 막중하기 때문에 그의 국가장을 반대한다.


노씨에 대한 국가장 결정에 따른 국민들의 분노는 당연하다. 노씨는 전두환과 함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고자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무고한 광주시민들을 죽인 범죄자다. 이처럼 신군부 실세로서 무거운 책임이 있는데도 1980년 5월의 학살과 관련해 그는 광주 시민과 국민에게 한 번도 직접 사죄하지 않았다.

노씨에 대한 국가장 결정은 아직 미완성인 5·18의 진실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국민 의지에 반하는 것이다. 5월 학살의 핵심 범죄자에 대한 역사적 단죄가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진실을 왜곡하고 끝내 참회하지 않은 학살자들에게 면죄부를 준 셈이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노씨에 대한 국가장 결정을 취소해야 한다.

 

 

전두환과 2인자 노태우는 정권 찬탈자이자 학살의 책임자다. 내란죄를 선고받은 중대 범죄자다. 역사의 죄인이다. 이들이 죽더라도 5·18의 진실이 사라질 수 없다. 고령의 전두환이 늦기 전에 참회하고, 광주에 용서를 구하는 것만이 죄업을 씻는 최소한의 길이다. 살아있는 자들의 도리다.


5.18에 대한 평가는 이미 역사적으로 규정이 났다. 하지만 아직도 일부 정치권을 비롯한 친일보수 학자들은 광주민주화항쟁을 여전히 왜곡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헌법을 부정하는 것과 같다.
특히 문재인정부의 검찰총장까지 지낸 윤석열 국민의 힘 대통령 경선후보는 ‘전두환 찬양’ 발언 논란 이후 사흘 만에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그로부터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이 돌잔치 때 사과를 잡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을 두고도 “사과 요구를 조롱하는 것 아니냐”는 질타가 쏟아졌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부산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고 했다가 당 내부에서조차 거센 비판이 일었다. “광주를 찾아 사과할 의향이 있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던 윤 전 총장은 당 안팎의 비난이 계속되자 “전두환 정권에 고통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그의 발언에서 직접적인 ‘사과’ 표현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전두환 찬양’ 발언과 그 이후 윤 전 총장이 보여 준 행태는 과연 그가 대통령 출마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문을 품게 한다. 윤 전 총장은 ‘유감’이나 ‘송구’라는 표현으로 어물쩍 넘어가려 할 게 아니라 분노하는 국민과 호남인에게 ‘2차 가해’를 한 데 대해 백배사죄해야 한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지켜만 볼 게 아니라 엄중한 조치를 내려야 할 것이다. 이처럼 아직도 곳곳에서 5.18에 대해 부정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5.18은 아직 단죄가 끝나지 않았다. 국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군인들이 수 많은 백성을 학살한 이 엄청난 비극 앞에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부정할 수 없다. 용서도 사죄와 반성이 뒤따라야 가능한 일이다. 진실은 왜곡될 수 없다. 학살의 주범들이 사죄도 없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현실에 안타까움으로만 표현할 것이 아니라 주범들이 광주영령과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산자들의 무한한 책임이라 할 수 있다.


<부천프라임뉴스 김병화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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