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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寄稿文> 부천시 지속가능발전 목표 수립과 청년 시민들의 역할

이원준 기자
기사등록 : 2023-05-23 16:17
부천지속협이 재건되고, 부천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양극화, 기후위기, 에너지위기 상황 속에서 부천시민들의 삶의 질을 증진시키기 위한 부천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바르게 설정하고, 실천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갖고 이 과제를 실현할 것인가? 정종원 교수(가톨릭대 행정학과, 부천YMCA 이사)가 "부천시 지속가능랄전목표 수립과 청년 시민들의 역할"을 제안한다. 

필자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또는 지속가능발전(sustainable development)이란 용어를 처음 접한 것은 학부생이었던 1998년 가을, 환경학원론 수업을 통해서였다. 현재 환경일보의 편집대표이사로 재직 중이신 김익수 박사님께서 강의를 담당하셨다. 지금도 박사님과는 사제 간의 정을 나누고 있으며, 필자는 환경정책 분야에 대해 박사님으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다. 강의에서 처음 지속가능성이란 말을 듣고, 참 멋있는 말이란 단순한 생각부터 들었다. 

그리고 우리 세대가 미래 세대를 위해 추구해야 하는 방향이며, 시대정신이 담긴 구호(catchword)라고 생각하였다. IMF를 극복하고, 세계 경제 10대 강국으로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 사회이지만, 저출산, 고령화, 기후위기, 미세먼지, 저성장, 에너지문제, 격차사회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가 발생됨에 따라 지속가능한 한국, 지속가능한 한국의 발전 전략은 무엇인지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된 것은 최근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1968년의 로마클럽, 1972년 노르웨이의 브룬트란트 위원회 (Brundtland Commission)가 기념비적 역할을 하였다. 이후 UN에서 밀레니엄개발목표(MDGs) 및 유엔개발정상회의(UN Sustainable Development Summit) 및 유엔 본회의를 통해 설정된 17개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가 발표되면서 본격적으로 지속가능발전의 체계가 구체화 되었다.

이러한 전 세계적 움직임 속에서 각 국가들, 각 지방정부들 역시 해당 국가 및 지역에 적합한 지속가능발전 목표를 설정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가지속가능발전목표(K-SDGs)를 설정하고 “모두가 사람답게 살 수 있는 포용사회 구현, 모든 세대가 누리는 깨끗한 환경 보전,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경제성장, 인권보호와 남북평화구축, 지구촌협력”의 5대 전략 아래, 17개 목표, 119개 세부목표, 236개의 지표들을 설정하였다(자세한 사항은 지속가능발전포털 http://ncsd.go.kr 참조할 것). 

경기도 역시 경기지속가능발전목표(G-SDGs)를 설정하고, “공유와 상생의 녹색혁신 경제로의 전환, 포용과 배려의 사회통합과 복지공동체 조성, 생태계 서비스 가치 증진과 기후 회복력 강화, 참여와 파트너십에 의한 시민과 정부의 역량 배양”의 4대 전략 아래, 17대 목표, 68개 세부목표, 138개 지표를 설정하였다(자세한 사항은 경기지속가능발전협의회 홈페이지 https://www.ggag21.or.kr 를 참조할 것). 이에 발맞춰 각 지방정부들에서 지속가능발전협의회를 중심으로 각 지역의 특성을 고려한 목표 설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 부천시의 경우에도 한 때 폐지되었던 부천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이하 ‘부천지속협’)를 부활시키고, 시대정신을 담은 부천시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하기 위한 길을 걷고 있다. UN과 국가, 경기도, 각 지자체 등 지속가능발전목표 설정을 위해 참조할 수 있는 풍부한 사례들이 축적되어 있다. 

나아가 세계 각지의 대도시, 중소도시들 역시도 각 시의 특색을 담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선례들과 우수한 사례들을 참조하면 우리 부천시 역시 부천시의 특색을 담은 지속가능발전목표를 설정할 수 있을 것이고, 시의 역량을 동원하여 달성할 수 있는 정책 추진 체계를 갖출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과제는 “다른 우수한 사례만을 바탕으로 과연 부천시만의 특색과 지역적 문제를 충분히 담아낼 수 있겠는가?” 이다. 

부천지속협은 부천시의 지속가능발전과 관련된 시의 정책 전반에 대해 숙의하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공식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목표 설정에 있어서 부천지속협의 역할이 기대되는 이유이다. 그러나 협의회에 온전히 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목표, 세부목표, 지표 설정의 전반에 대해 의존하거나, 혹은 한두 건의 연구 용역에 의해 설정되는 것은 매우 지양해야 한다. 필자는 런던시의 사례를 바탕으로 부천 지속가능발전목표 설정의 방향을 제안하고자 한다.

런던시에도 우리 지속협과 같은 취지의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존재하고 위원회를 통해서 지속가능발전목표와 지표들을 설정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목표와 지표의 설정 과정에서, 시민사회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경주하였다는 점이다. 특히 지속가능발전의 주체를 젊은이로 설정하고, 젊은이들이 바라는 지속가능발전의 방향과 목표, 그리고 그들이 살아갈 미래에 대해 젊은 런던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노력하였다. 지속발전위원회는 로열할로웨이대학과의 공조를 통하여 아래와 같은 과정으로 런던 젊은이들을 위한 지속가능발전의 방향에 대해 숙고하였다(자세한 사항은 런던시 홈페이지를 https://www.london.gov.uk 참조할 것). 

1. 일반적/공통적 주제 설정을 위한 런던 청년 30명 심층면접 조사 실시
2. 심층적 주제 설정을 위한 청년 100명이 참여한 라운드 테이블 포커스 그룹 조사 실시
3. 2,000명 런던 청년 대상 온라인 서베이 실시
4. 패널 토의 실시 

위와 같은 과정을 거쳐 기존에 설정되어 있었던 지속가능발전목표 및 런던 삶의 질 지표(London's Quality of Life Indicators)를 포괄한 지속가능발전 전략과 목표의 개선 및 향후 방안의 모색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은 현재 진행 중으로 누구나 홈페이지를 통하여 의견을 개진할 수 있으며, 참여를 신청할 수 있다. 

부천시 지속가능발전목표 설정에 있어 런던시의 사례는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갖는다. 즉 협의체나 위원회 독단으로, 또는 한 두 개의 연구 용역으로 목표를 설정한 것이 아니라, 충분히 시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하여 복잡하다면 복잡한, 공무원 입장에서 귀찮을 수 있는 일을 마다하지 않고 시행했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효율성이니, 능률성이니 하는 이야기를 늘어놓을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을 이해한다면, 효율성이나 능률성보다 얼마나 효과적이고, 실행 가능하며, 시의적절한 목표와 추진체계 및 지표를 설정하느냐가 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시간, 비용, 인력이 투입된다 하더라도, 런던시에서 그랬던 것과 같이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 정책의 대상(예: 청년, 노인, 청소년, 여성 등)과 주제(예: 환경, 주택, 교육, 복지, 저출산, 노령화 등) 별로, 세부적인 목표 및 지표 설정을 위한 심층면접 조사, 라운드테이블, 포커스 그룹, 온라인 서베이, 패널 토의 등 다양한 방법을 적용한 시민 참여형 목표설정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제안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발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싶다. 최근 뉴스를 보면 한 의원의 코인 투자가 마치 국운을 뒤 흔드는 대사건인 것마냥 보도가 되고 있다. 이런 일들이 한 두 번이 아니다. 저출산, 고령화나 기후위기는 국회의원의 코인 투자와 비교할 수도 없이 중요하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중차대한 시대적 난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국가도 지방정부도 과연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시대적 난제들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대책없이 예정된 파국을 기다리는 형국이다.

부천지속협 역시 그러하다. 그냥 생색내기 정도로만 생각하거나, 부천시에 영향을 행사하는 자리로 여기거나, 정치적인 샘놀이를 하고 있다면 어느 새 성큼성큼 다가오는 비극을 알면서도, 보고 있으면서도 당장 내일 일어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 근시안적 태도로는 다가오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 이제 정치도, 시민운동도, 부천지속협도 사익보다는 공익을 우선으로, 말보다는 실천으로, 근시안적 태도보다는 미래지향적인 혁신으로 급변하는 시대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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